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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영화와 책과 세상/영화 리뷰

[영화 리뷰] 라라랜드(2016) - 꿈을 그린 꿈 같은 영화

by Doony 2017. 1. 22.

라라랜드 La La Land (2016)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점 / 꿈을 꾸는 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꿈 꾸지 않는자들에게 꿈을




꿈을 그린 꿈 같은 이야기, 라라랜드.

명성을 익히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어제서야 드디어 이 영화를 보았다. 내가 이런 영화를 최근에 접한적이 있었던가.


꿈에서 시작해서 꿈으로 끝나는, 꿈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큰 감동과 위로를 주었을 영화다. 스토리 라인이 특별하다거나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그런 라인에 입혀진 재즈와 LA, 연출의 색은 이 영화를 정말 특별하게 만든다.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낭만적이었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낭만적이다, 라고 느낀적이 있었던가? 요즘따라 감수성이 좀 생긴것 같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낭만적이다. 사랑을 의미하는 낭만보다도,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꿈이 너무나도 낭만적으로 그려진다.


두 사람은 꿈을 쫓는 사람들이었다. 영화 속에서 미아가 말했듯이, 열정적인 사람에게 사람들은 관심을 갖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의 그런 모습에 끌려 서로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해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당연히 현실의 문제가 다가오게 된다.

재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놓고 대중과 타협해버리는 세바스찬. 타협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디딘 첫 걸음에서 실망감과 부끄러움, 자신감 상실을 겪는 미아.

다른 방식이지만 두 사람은 모두 꿈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처음 만나 끌렸던 그 순간처럼, 서로는 서로를 위해 다시 한번 응원해주게 된다. 미아는 식탁에서 싸우면서, 세바스찬은 네바다 주 도서관 앞까지 찾아가면서 말이다.

5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오진 않지만, 아마 현실의 문제 때문에 두 사람이 헤어지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서로의 꿈을 향한 그 시간들엔 아쉽게도 서로가 없었다. 서로가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었지만, 서로의 꿈에는 서로가 없었다. 이 점 때문에 영화 결말이 너무 슬프게도 느껴졌다.


겨울,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에 이르기까지 1년 간의 사랑 덕분에 성장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영화 마지막까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5년 후, 갑작스럽게 진행되어가는 영화 씬 속에서 미아의 남편을 보고 충격, 애를 보고 충격, 그리고 LA의 SEBS 간판에서 다시 한번 충격.  

그러나 마지막에 둘이 서로를 확인하고, 우리 이정도면 잘해냈지? 라는 듯한 눈빛 교환씬은 정말 명장면.  

그 후 세바스찬은 원투쓰리포하며 다시 자신의 꿈을 향해 더 나아간다. 





이 영화가 왜이렇게 좋았을까를 되짚어 본다.



1. 재즈

라라랜드의 감독 다메인 차젤레는 재즈덕후인게 분명하다. 지난 번 위플래시에 이어 재즈를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해냈다.

세바스찬이 재즈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재즈는 매번 새롭다고. 

작년에 피아노 배우던 시절에,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게 있다. 재즈바에서 악보를 볼 때는 코드만 있는 경우가 많다고. 코드가 있고 마디가 있으면 연주자들 간의 일종의 약속이 있다고 한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예를 들어 몇번째 단은 베이스 솔로, 어디는 드럼, 어디는 피아노, 어디는 기타 이런식으로 룰이 있다는 것이다.  정해진 악보가 아니기에 매번 공연할 때마다 새롭고 색다른 노래가 나온다는 것. 이 사실을 듣고 나도 그런 무대에 서서 공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세바스찬의 마음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 위대한 재즈 피아니스트로써 꿈을 펼치고 싶은데 현실은 대중들의 무관심과 징글벨이라니.

어쨌든, 재즈를 입힌 건 대성공이다. 재즈에도 분명히 대중적이지 않은 곡들이 많을텐데, 기가 막히게 그 경계를 잘 파악해서 영화에 적용시켰다. 위플래시에 이어 이번에도 재즈는 100% 성공.




2. LA

꿈꾸는 자들의 도시, LA. 작년 미국 여행했을 때가 자연스레 오버랩되었다. 그 아름다웠던 산타 모니카 해변과 유니버셜 스튜디오,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바라본 LA의 야경. 그리고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까지. 사실 위의 재즈나 LA 하나만 있었어도 나는 낭만적이라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둘이 함께 나타나다니! 치명적인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여행하면서 내가 느꼈던 LA는 다소 삭막하고 꽤나 도시적인 느낌이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내가 다녀온 곳이 이렇게도 아름다운 곳이었나 싶더라. 

이 영화 때문에 천문대가 괜히 더 붐비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래는 내가 여행갔을 때 찍었던 사진. 구도가 영화 속과 매우 흡사하다..





3. 연출

장면 하나하나의 구도가 완벽하다! 두 사람이 피아노 앞에 앉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석양이 지는 LA의 야경을 그리피스 공원에서 바라보고, 산타 모니카의 약간은 쓸쓸하게 느껴졌던 장면, 뮤지컬처럼 조명과 노래를 이용해서 몰입감을 더해주는 효과들까지. 최근에 본 여교사에 나온 장면들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훌륭했다. 물론 LA의 특징 때문에도 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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