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약 한달 반이 지난 오늘 아침, 드디어 조지아텍에서 연락이 왔다. 결과는 합격! 새벽에 미국주식 시장 떨어지는 걸 보고 맘 아팠다가, 다시 기분이 좋아지는 이메일이었다.
OMSCS는 2014년 무렵부터 조지아텍에서 시행하고 있는 온라인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으로, 이미 수많은 졸업생들을 배출시킨 프로그램이라 인터넷에 자료가 많다. 특히 래딧 OMSCS 채널에서 정보가 잘 공유되고 있는 듯 하다. 한국사람들도 꽤나 입학하는 것 같고 후기들도 구글링을 통해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도 도움을 받은 만큼 내가 지원한 21년 초 기준의 지원 및 합격 후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21년 가을학기 시작)
왜 OMSCS인가?
가장 큰 이유는 학비다. 학비가 공홈에 의하면 마치는데까지 드는 비용이 약 7000불로, 한화로 치면 대략 800만원 수준이다. 한국기준의 학기로 계산했을 때, 한 학기당 200만원으로 석사를 마칠 수 있는 셈. 학기당 200만원이면 일반적인 미국 석사 비용을 생각했을 때 월등히 저렴한 수준이다. 특히 일리노이나 임페리얼컬리지 등 다른 온라인 석사 과정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두번째는 조지아테크이기 때문이다. 컴퓨터 공학으로 유명한 학교인데다가, 2014년부터 운영해왔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교육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체로 온라인 석사 프로그램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온 캠퍼스 강의보다 선택의 폭이 훨씬 좁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그나마 들을 수 있는 과목의 질이 좋아야하는데.. 들어보진 않았지만, 래딧에 올라온 수많은 글들을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을 해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온라인 과정이 오프라인 과정과 동일하다. 강의를 수강하는 방식만 다를 뿐, 졸업증 자체에 온라인이 표기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즉 외부에서 봤을 때 전혀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다.
필자처럼 직장인들이라면, 저녁에 시간내서 대학원 수업 드는게 여러모로 한계가 있다. 야근이라도 하는 날에는... 그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온라인 석사 프로그램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비논문 과정이라 실제 학구적인 성과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커리어 전향이나 회사 내 업무 스킬 향상의 관점에서는 해볼만하지 않나 싶다.
합격 스펙을 먼저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학점: 3.5/4.3 (기계과 졸업)
- 토플: 104
- 컴퓨터 공학 관련 스킬: Coursera Certificate 및 Specialization, 회사 내 컴퓨터 공학 관련 업무들
학점은 준수한 편은 아니었다. 당시 학점보다는 현장이 중요하지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 위주로 학부시절을 보내다보니, 학점을 많이 놓치게 되었다. 조지아텍에서는 평균 B 이상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행히 그 커트라인은 넘겨서 크게 우려하진 않았다. 장점이 아닐 뿐...
토플의 경우 생각보다 점수가 높게 나와서 좋았다. 공부해본 적도 없고, 다른 사람이 공부하는 걸 본 적만 있어서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됐는데 공부하면 할수록 생각보다 할만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아마도 영어를 원래 싫어하지 않았고, 영어로 농담하듯 던지는 표현들을 좋아해서 영어를 놓지 않았던 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리고 마눌님께서 빌려주신 스피킹/롸이팅 학원교재가 캐리했다. 상세 후기는 아래에서..
hyongdoc.tistory.com/443?category=919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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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컴퓨터 공학 스킬..
앱 개발이나 openCV, 머신러닝 등에 대한 지식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컴퓨터 공학에 대해 어필할 가장 좋은 방법은 mooc 에서 인증서를 따는 일이다. 즉, 코세라에서 인증서를 발급하는 강의를 듣고 수료하면 된다. 래딧에서도 비전공자들의 경우 이 방법을 가장 많이 추천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아래 강의를 들었다.
www.coursera.org/specializations/cs-fundamentals
Accelerated Computer Science Fundamentals라는 강의이며, 총 3개의 과목으로 구성되어있다. 자료 구조와 알고리즘에 대해 c++ 언어로 배우는 과정인데, c++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다소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자바나 스위프트, 파이썬 등 다른 언어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금방 딸 수 있다.
이 강의를 택한 이유는 말 그대로 금방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코세라에서는 Certificate뿐만 아니라, Specialization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여러 Certificate을 따면 Specialization 이라는 더 큰 범위의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방식인데, 위 강의가 공식적인 소요 기간만 봐도 2달 이내로(?), 비교적 짧은 기간안에 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는 기본적인 자료구조나 알고리즘 등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한 과목당 일주일 씩 잡고 금방 끝낼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을 수료하면 certificate 3장과, specialization 1장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위 강의의 목적은, 석사 과정 입학생들이 치뤄야하는 컴퓨터 관련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한다. 어쨌든 컴퓨터 공학의 근본에 대해 배우는 점은 다를 바가 없으니,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자소서들은 어떻게?
현재 조지아텍에서는 Background Statement와, Personal Statement를 제출하게 되어있다. OMSCS 프로그램에 공식적으로 문의해본 결과, 두 부문은 겹치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전자의 경우 지금까지 해온 일들에 대한 서술이라고 했고, 후자의 경우 전자를 포함해서 어떤 것들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부분이라고 했다. 즉, 조지아텍에서 뭘하고 싶고 왜 조지아텍이고 등등..
다행히 필자는 회사에서 어떻게든 컴퓨터 공학적 업무의 영역을 확장시켜왔고, 앱 서비스 개발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쓸거리가 좀 있었던 것 같다. 그 부분들을 토대로해서 작성한 후, what에 대한 부분,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이냐에 대한 것은 주로 다른 사람들의 합격 후기를 많이 참고했던 것 같다. 구글링해보면 작가들이 많으니 꼭 검색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내용은 한글로 써서 영어로 번역해도 되는데...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필자의 경우 영어로 그냥 썼기 때문에 분량 맞추는데 딱히 어려움이 없었지만, 다른 사례들을 보니 한글로 먼저 쓴 후 번역할 경우 글자수가 쉽게 초과된다고 본 것 같다. 하지만 한글로 먼저 썼을 때의 최고의 장점은 바로 구글 번역기를 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요새 구글 번역기 수준이 거의 번역가 수준이라... 필자 같은 비원어민이 영작한 문장과, 구글이 영작한 문장의 클라스가 다르다. 구글이 압도적으로 깔끔하고 훌륭한 영어를 구사한다.. 역시 갓 구글..
추천서 3장은...
추천서는 직장 동료에게 받는 건지, 학교에서 받는 건지를 구분하게 되어있었다. 필자는 졸업한지도 몇년이 흘렀고, 딱히 인연이 있는 교수님들도 없었기 때문에... 굳이 내 이름과 얼굴도 모르는 교수들에게 메일 보내서 추천서 받기 보다는, 솔직하게 직장 동료들에게 받기로 했다. 평소 나의 업무 영역에 대해 지속적인 서포트를 해주셨던 두 분, 그리고 앱 서비스 개발을 같이 했던 동료에게 추천서를 요청했고, 모두 흔쾌히 작성해주셨다. (라고 쓰지만 사실 거의 내가 작성해서 보내드렸다. 초안을 먼저 잡고 보내는 것이 그 분들 입장에서 훨씬 쓰기가 용이하다. 특히 대학 교수가 아닌 이상 추천서를 많이 써본 적도 없었을 것이므로...)
추천서도 구글링해보면 작가들이 많다. 굳이 유료로 안사도,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것들만 봐도 어떻게 써야할지 감이 오므로 구글링을 잘해보는 것이 좋다.
필자가 합격을 위해 준비한 것들은 이정도이다. 대략적인 준비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다.
2020.12: OMSCS 지원 결심
2021.1: 토플 공부 (2월 초 시험 대비)
2021.2: 추천서 받기, 코세라 수료로 Certificate 및 Specialization 취득, Statement 작성
찾아본 바에 의하면 적당히 구색을 잘 갖추면 합격 자체는 어렵지 않은 것 같으니, 모든 분들의 합격을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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