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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영화와 책과 세상/Column

연세대학교 백양로 프로젝트 | 공사 전후

by Doony 2015. 10. 25.




연세대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 공사 전후 비교



2010년, 1학년 때 아무생각없이 적당히 잘 놀다가 군입대 후 돌아온 학교.

2013년,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 공사 시작. 당시 교수님들도 수업시간에 여러차례 반대의사를 표명하셨는데.. 사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는 옛날부터 나오던 얘기라서.. 난 그냥 그래 하자!!!! 이런 주의였다.


2015년 완공 예정이었기 때문에 사실 나는 완전한 피해자였다. 학교 생활의 절반 이상을 공사판에서 다니는 꼴이기 때문..

그럼에도 진행하자는 생각을 했던 이유는, 나름대로 학교가 명분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했다고 때문.. 

굳이 원하는 게 있다면, 공사 진행과정에서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회의하고 서로 협력하여 피해를 최소화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알다시피, 피해는 전혀 최소화되지 않았고.......... 나는 정말로 완전한 피해자가 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는 걸로 하고 일단 사진을..



프로젝트를 위해 철거되는 과정. 어딘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벌써 이 모습도 어색하다.




연대 명물 중 하나인 농구장 있던 곳. 그 옆 벤치.. 지금은 농구장도 이전한다고 철거당했다. 이전 장소는 잔디구장 옆이었던 걸로 기억.

이 곳에서 여유롭게 휴식 취하던 때도 있었는데. 농구하면서 친구들과 시간보내던 때도 있었는데.


이 곳에 있는 나무는 유독 컸다..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아무튼 작고 어린 나무들로 대체.



한글탑이던가? 철거하던 모습. 공사 후 한글탑은 공에이 옆에 위치해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아직 괜찮았다..



슬슬 벗겨지기 시작하는 백양로.




어느새 공사가 진행되면서 중도 앞도 이렇게 막혔다.



한글탑 사진이 하나 더 있네.



공사 당시 반대하던 학생들이 남긴 모습.. 이 당시에 참 일들이 많았다. 공사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남긴 대자보와 현수막을, 찬성하던 사람들이 밤사이에 찢어놓기도 하고, 반대로 찬성하는 대자보를 반대 학생들이 찢어놓고 가기도 했다.


900억짜리 주차장..



쓸데없이 멋있는 사진이네 허허



백양로 자체를 뒤엎기 전 모습. 이미 공대 옆과 중도 옆 쪽은 공사가 시작된 모양이었던 것 같다.



동아리 행사를 끝내고 바라본 저녁의 모습. 완전 공사판.



백양로까지 뒤엎어진 모습..


2013년에, 한 교수님이 수업중에 이 프로젝트에 반대하시면서 하시던 말씀이 기억이 난다. 많은 추억과 역사가 담긴 곳이 백양로다.

솔직히 난 별로 공감이 안가더라. 역사는 백양로 자체보다도 그 사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학교를 1년 좀 더 밖에 안다닌 내가 무슨 추억이 있으랴.


내 세대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희생해서 후배들에게 보다 나은 캠퍼스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다면 난 괜찮다고 생각했다.

물론!!! 학생들에게 가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배려해준다는 전제하에. 




졸업사진 찍던 날, 그러니까 2015년 상반기 어느날에 찍은 사진. 많이 공사가 진행된 상태였지만 여전히 공사판은 맞구나.


공사판 사진은 여기까지다. 좀 많이 찍어둘걸 아쉬움이 남네.

나는 정말 그냥 피해자로 남게 되었다. 공대생인 나는, 공대 옆에 건물 공사할때 정말 어마어마한 피해를 받았다. 수업 중에 공사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교수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으니. (그래서 공사하시는 분들한테 가서 공사좀 나중에 해달라고 여러차례 말씀드렸다)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그냥 길 좀 돌아가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내 수업권이 침해받다니.. 등록금은 똑같은데 이런 거지 같은 환경에서 내가 학교를 다녀야하나..

공에이 2층에는 컴퓨터 실이 있다. 공사 먼지로 인해 컴퓨터에 쌓여있던 먼지와 모래는 정말.. 가관이었다.


이제 졸업학기가 된 지금에서야 이 공사가 더 짜증나는 이유는.. 그냥 너무 어리석었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좀 더 학생들의 권리를 요구하고 힘을 실어줬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학교가 공사로 인해 피해본 학생들에게 해주었던게 과연 무엇인지 묻고 싶다. 거지같은 환경에서 공사 먼지 마셔가며 공부하는데 등록금이 인하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생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도 아니었다. 아니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던가?


아래는 공사 후 사진.




미세먼지 쩌는 날 찍어서 날씨가 이모양인가보다.



돌아온 독수리.



재탄생한 백양로의 모습.



정문가는 길. 뻥뚫린 모습.



그리고 공대의 모습.


한국의 명문대라고들 말하는 연세대가, 겨우 이정도다.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일까 라고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보았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윗 사람들은 학생들 입장보다는, 자기네 시선에서 바라본 모습을 가꾸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공대와 과학관(과학관도 최근에 겉모습을 리모델링했다)은 정말 웃기는 짬뽕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아니 학생들 학습 환경은 전혀 바뀌지 않고 겉모습만 저리 바꿔놓은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사 시작할 때부터 이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공사가 끝난 지금 정말 이것밖에 없어서 더 웃기고 말도 안나온다


겉모습을 왜 바꾸나요 이사람들아. 내부는 여전히 똑같은데.


공대에서 가장 필요한건 거지같이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건물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실습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공대엔 그런게 있나? 기계공학과엔 창의실이란 게 있다. 창의실?? 웃기는 짬뽕이다. 관리 하나도 안되고 평소엔 오픈되지도 않는 공간. 말도 안되는 것들 투성이다.


아무튼 불만이 정말 많다. 뭐 어쩌랴 이제 나갈 사람인데 나중에 한방에 정리할 생각...

공대에 실습 장소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게 말이 되나? 연세대 공대에? 


졸업하기 전에 친구들과 의견을 모으고,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담은 제안서를 교수님들께 전달하고 학생회에도 전달할 생각.. 이대로 공대가 굴러가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겠구나 싶다. 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젊은, 패기 넘치는 학생들을 데리고 이렇게 썩게두면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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